길냥이 이야기

캣맘들 카톡방

minimom58 2021. 1. 14. 22:25

 

1년이 넘도록 길냥이들 밥배달을 하면서 걱정이 많아졌다.

매일 만나는 시간이 일정하게 반복되면서 그 아이들도 같은 시간에 기다리고 있는걸 보게되고

비오는 날, 추운 날은 기다리는 아이들이 젖을까 추울까 우리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어김없이 밥자리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을 만나면, "너희 시계 보고 왔니?" 묻고싶어진다. 

만약에 우리가 못나올 사정이 생긴다면 이 아이들을 어찌하나... 걱정이 되던 차에, 언제부턴가 급식대에 사료를 놓고 가기도하고, 새로운 급식대가 있는 것을 보게되고, 날씨가 추워지자 우리가 모르던 곳에 정성스레 만든 겨울집이 놓여 있는것도 보였다. 다른 캣맘들의 흔적이다. 캣맘들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언제 다니는지, 어느 범위에 주기적으로 또는 간헐적으로 급식을 하는건지 알수는 없었다.

지난 가을 급식 중 우연히 다른 캣맘을 만났다. 서로 반갑게 대화하며 냥이들 정보를 많이 들었다.

다행히 탄천의 냥이들은 거의가 중성화가 되어 있었고, 캣맘들이 여러명 있다는 정보도 들었다.

하지만 캣맘들은 길냥이들이 너무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자신도 최대한 눈에 띄지않게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다.

 

혹시나해서 다른 분들이 놓아둔 급식대에 연락처를 몇 개 남겼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

아무도 연락을 안하나보다... 포기할 때쯤 한 분이 연락을 주셨다.

 

지금은 몇 분과 카톡방을 만들어 서로 사진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한다.

너무나 좋은 것은 각각 다른 시간에 나가지만 이제는 보는 것들을 겅유하므로 길냥이들 동선과

급식대에 드나드는 녀석들의 일상이 어느정도 파악이 되었다.

 

급식대의 거리를 조정하고, 겨울에 물이 안얼게 유지하는 방법도 나누었다.

 

덕분에 가을부터 말랐던 아이들이 살이 오르고 건강해졌다. 

이제는 우리가 아프거나 피치못한 사정이 있을때도 기댈 곳이 생겼다.

가끔 우리에게 몸을 비벼대는 녀석들을 보며 나는 말을 건다.

그래, 너희들이 몇번 마주친 우리들한테 다가와 그때도 몸을 비벼대며 우리의 심장을 폭격했지.

대체 어떻게 나를 집사로 택한거니? 뭘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