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의 일상/기러기 이야기
씩씩한 딸의 여린 엄마 이야기
minimom58
2002. 7. 15. 13:03
3달이 되면서 나는 심한 Homesick을 앓는다.
밤에는 뒤척이다 잠을 설치기 일쑤고, 서울로 전화할때면 언제 쏟아질지 모를 눈물 때문에 조심스럽다.
나와는 달리 학교 첫날부터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 놓는둥, 딸아이는 얄밉도록 적응을 잘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하느라 피곤한지 누우면 씩씩대며 잘도자고
학교에 갔다와선 새로운 것들에 대해 내내 재잘대며 신이나서 이야기한다.
얼마전 교회에서 나 같은 처지의 유학생 엄마를 한분 알게되었다.
딸아이와 같이 와있는 것이 나랑 똑같았고 집도 알고보니 같은 동네였다.
온지 이년이 가깝다고 하는데, 좋다,싫다는 말도 없이 집에만 있는, 요리하기 좋아하고, 뜨개질하기 좋아하는 전형적인 현모양처인 분이다.
그분을 보면 난 왜 이리 조급하고 안달인가 싶다.
뜨개질을 하며 조용히 딸만 돌보는데 일과를 보내는 그 분이 부럽기도 하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내가 다닐수 있는 영어학원부터, 직업학교, 전문학교등 여러곳을 알아보았다.
다 좋지만 역시 문제는 돈이다.
그래서 생각해낸게 자원봉사이다.
낮동안 캐나디언 사회 안에서 몇시간씩 자원봉사하며, 영어를 배우는 것이다.
마침 선배들 몇분이 계시니 조언과 도움을 청해보려 한다.
잘되려나 모르겠지만, 역시 난 집에서 가만히 있는건 취미에 안맞다.
또 앞으로 캐나디언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영어가 필수이니까.
영어는 내가 넘어야할 무수한 장애중 첫 관문이다
참, 이 나이에 다 녹슬어 쇠소리나 내며 돌아갈 머리로 고생해야하니 웬 고난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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