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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머니....

minimom58 2005. 9. 2. 20:00
 
 

      정말 잊을 수 없는 여름이다.

      너무도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맘이 얼얼할 정도로 아팠지만

      또 사람이란 잊기 마련이어서 눈물도 옅어지고 주위에서 얻은 위안으로 금새 평안을 찾게되나보다.

       

      토론토에서 시어머님 장례를 끝내고 벤쿠버로 돌아온지 사흘 만에 다시 친정어머님의 갑작스런 부고 소식을 들었다. 

      다리만 불편하셨고 다른 지병이 없으셨는데 알 수없는 통증을 호소하셔서 병원에서 진통제 투여 받으며 검사하느라 입원해 계신다고 하더니 그렇게 허망하게 가셨다.

        성수기에 비행기 표를 못 구해 하루 간격으로 도착하는 딸들을 다 맞으시느라  어머님은 5일 동안 영안실에 계셨다.

      맨 처음 도착한 나는 비오는 병원 현관에 나가 언니들을 기다리며 그렇게 우리들을 그리워하셨을 어머님 생각에 목이 메였다.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또 울어도 가슴에 있는 덩어리가 풀어지지 않았다. 딸들이 하나도 옆에 있지 않을 때 가버리신게 야속해서, 하루라도 병상을 지킬 시간을 주시지 않고 그렇듯 급히 떠나버리신 것이 섭섭하기만 했다.

       

      큰 오빠 집에서 가까운 공원 묘원에 모셨다. 자손이 많아 묘비가 가득 차버렸다. 88살의 나이지만 자식들에겐 더 사셨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다.

      하관이 끝나고 내려온 후 장대 같은 비가 내렸다. 좋은 징조라고 했다. 평안히 계시다는 것이라고.... 이제 노쇠하셨던 육신을 벗어나 어디곤 다 다니실 수 있겠지.

       

      말로는 표현 할수 없는 슬픔이지만 서울에서 다시 각국에 흩어져 사는 언니들을 만날 수 있어 그도 어머님의 마지막 바램인 듯하다.

      언니들과 모여 엄마의 추억을 하고 또 하고....

      우리들이 이렇게 모여 있는 시간을 얼마나 원하셨을까? 

      얼마나 보고싶으셨을까?

      막내와 막내 사위가 캐나다로 떠난 후 언니들과 통화할때마다 많이 우셨다는 이야기를 하며 셋째언니가 그때 내가 야속하고 미웠다고 넋두리하면서 울었다. 삼오제가 끝나고 나서도 우리 자매들의 눈물이 좀체로 마르지 않았다.

       

      이제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님 두 분이 길동무되어 나란이 하얀 구름 위를 걷고 계실 것이다.

      두분 다 날개가 솟아 자유롭게 날아다니시겠죠?

      사랑합니다, 벌써 보고싶네요, 어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