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mom58 2003. 10. 13. 02:55



봄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이상한 날씨가 계속되었다.
3월 중순 2주동안 눈이 너무도 많이와 때아닌 설경이 펼쳐졌는데, 3월에 적설량이 10 Cm가 넘기는 흔치않은 일이라 했다.
다행히 3월 말이 되어가며 조금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따뜻해지자 겨울내 자취를 감췄던 청솔모들이 길가로 분주히 지나간다.

봄이라 그런지 부쩍 게을러졌다.
청소도, 빨래도 미루어놓기 일쑤다.
'Fitness Club'에 접수해놓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런닝머신에서 15분 걷고나서(뛰지않고) 헥헥거리며 주저앉는다. ..운동을 하도 안하니... ㅠㅠ
더 Face 팔리는건 얘들은 스피드도 빨리(5.0 이상, 나? 항상 3.5)해서 정말 뛰기를 30분은 한다.
치~이, 운동하랬지 누가 체력자랑하라나...


두 아이를 앉혀놓고 이야기했다.
엄마는 서울로 나가야 하겠다고, 비자 문제랑 끝나면 여름에라도 나가겠다고
두녀석의 반응은 …?
☆딸아이 : "거봐. 내가 홈스테이 한다고 했잖아."ㅡ_ㅡ^ 나무라는 표정.
☆ 아들 : "엄마가도 상관 없어. 나 때문에 안간거야?" ㅡ_ㅡ 무덤덤한 표정.
아이들 돌본거야 생색나는 일이 아니니 티낼 일도 없지만
그래도 섭섭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한마디쯤은… 엄마가 있어서 좋았지만 홈스테이 가도 잘할수 있어.... 하면 안되냐고…
하긴 자식들이 커가면서 부모의 역할이 어떤게 바른걸까 무지하게 혼동되는데,
마냥 퍼준다고 잘되는게 아니라는건 알지만, 어디까지 해주느냐를 정말 잘 결정해야 할것 같다.

섭섭한 마음도 접기로 했다.
있는동안 성실하고 알차게 지내자. 마음을 다지며...
그래도 다행인건 나를 그리며 필요로하는 남편이 있다는것.
아이들 혼자 두고 괜찮을까..하면서도 내가 간다는게 좋아서 기다려진다니

아들이 그런다.
엄마는 여기서 뭐 얻어가는게 있어? 괜히 시간 낭비만 한거아냐?
엄마가 체험한것들이 인생에 한편으로 남을텐데,
추억으로만 남는다고 하더라도 그게 낭비겠니?

벤쿠버의 봄은 아직 빗줄기 밖에서 서성대나보다.
며칠 따뜻한 날씨에 꽃봉오리가 살짝 열리더니, 다시 바람과 비가 번갈아댄다.

다음주부턴 학교등록과 여러가지 서류로 바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