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mom58
2005. 12. 5. 02:43
겨울 하늘은 여름의 찬란함과는
다르다.
어느 나라 귀족의 얼굴처럼 고귀하고 도도한 모습에
또 다른
아름다움이 나의 숨을 멈추게한다.
비 온 다음날이면
자전거로
호수가로 내려간다.
내려서면서 보이는 고결한 얼굴의 하늘
밑에
흰눈이 베일처럼 내려 앉은 산봉우리들이 뽀얗게 얼굴을 보인다.
산다는 것이 벤쿠버라고 별다르지
않다.
아침에 깨면 생명을 거두어 가지 않았음에
감사드리고,
걸을 수 있고, 자전거 페달을 밟을수 있는 건강 주심에 감사드린다.
바쁘다는 핑계로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다시 보고, 느끼고, 생각할 여유까지 주심에도 감사한다.
친구들은
나를 뭔가 항상 새로운 일을 찾는 사람으로 기억한다.
그 기대에
밀려 다니기도 하지만, 대체로 좋은 격려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겨울은 어쩔수 없이 움추려 들기만 한다.
변화에
대범하고 강대하기에 나이가 들었다고 변명해 보지만
역시 이민
생활은 우리에게 만만하지만은 않다.
때로는
상처도 입고,
가슴에
찬 바람이 엉켜 돌아도
아이들이
가져다 주는 작은 기쁨 하나로
잘
왔다...는 새김질을 수도 없이 한다.
몇 년이 더
지나 내가 어떤 모습으로 이 곳에 있을지
가끔은 두렵다. 처음
왔을 때의 무모한 용기가 그립다.
하루 하루에 감사하며 성실히
살자면 그 해답도 곧 얻으리라.
그렇지요? 주님? 어떤 길을
가든지 당신이 있으니까,
우린
든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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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팬파이프 가곡연주] - 꿈의 연가[초막농삿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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