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의 일상 한국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일 minimom58 2004. 5. 27. 09:47 .. .. 얼마전 한국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일 두가지를 경험하였다. 문화적인 차이로 오는 일이라 다소 재미있기도 해서 소개해보려 한다.첫번째는 운동 중에 생긴 일이다. 토요일, 일요일이면 교인분들과 그룹을 지어 등산겸 운동을 한다. 모두 각자의 일을 가지신 분들이라 ,토요일 오전은 버나비 마운틴을 두어시간 오르내리고, 일요일은 교회에 가기 전 시간을 이용해 주택가를 따라공원 산책을 가볍게 하고있다. 그때가 사월 초쯤으로 기억되는데, 비가 많이 안와 아직도 주택가에 벚꽃 나무들이 흐드러지고, 바람이 불때마다 분홍 꽃잎이 우리에게 떨어져 내려 그날따라 주위 풍경에 잔뜩 넋을 빼앗기고 걷고 있었다.게다가 가지마다 만발한 목련이 꽃잎마다 한껏 입술을 벌리고 있으니 참으로 아름다운 나라에 와 있다는 감사함으로 가벼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몇 발치쯤 앞서 가던 팀원들이 얼굴에 웃음기를 가득 물고 서있는 것이 보였다. 뭔가 흥미있는 일이 있는지 빨리 오라고 손짓까지 한다. 빠른 걸음으로 그곳에 다달으니 큰 길가 한 집 앞이었는데, 앞 마당에 커다랗게 네모 모양으로 빨래줄을 매달고 주렁주렁 여자 윗 속옷(브래지어)만 삥 둘러가며 빨래집게로 걸어놓았다. 얼마나 많이 걸어놓았는지, 모두 40-50개가 넘어보였고, 그 사이사이로 누런 빈 봉투에 글씨를 써서 매달아 놓았다. "HAPPY BIRTHDAY LISA`S 40TH", "WE LOVE LISA" 참으로 유쾌한 축하였다. 우리는 그 앞에서 한참을 웃은후, 창가를 향해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성가대원인 점을 십분 발휘하여 멋드러진 하모니로 부르자, 노래 중간에 창문이 열리며 안주인이 환한 모습으로 손을 흔든다. 가족들도 모여들었고 노래가 끝나고 우리도 "HAPPY BIRTHDAY, LISA!"를외치며 박수를 보냈다.그날 산책은 더군다나 즐겁고 기분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그들이 얼마나 즐겁게 사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니 내가 서울에서 이런 광경을 목격했다면 어땠을까? 반응이 똑같진 않았으리라.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여러가지였을거고...(경망스럽다느니, 어떻게 저런 민망한 짓을 하냐느니….말이 많았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서울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04년 5월 22일 벤쿠버 중앙일보에 실린 글중, 두번째는 다음 칼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