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쩐지 행복한 날들만 있어줄 것 같다. 우리의 결혼 기념일,
아이들의 천진 난만한 웃음, 부모님들의 따싸로운 미소....
화사한 꽃들의 향기와 푸르른 나무들의 환한 인사....
..그러나 돌아보면 저만치 뚝 떨어져 서있는 아이들과
기억과 그리움으로 더듬을 수밖에 없는 부모님들의 모습이
내 눈을 아리게 한다.
젊었을 적 우리가 그랬듯 부모곁을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된 아이들,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 마음이 아픈 것은 이제 나이가 들은 탓일까?
아이들에게 늘 자랑스런 어머니, 아버지로 서고 싶었던 바램이
쉼없이 맨발로 세상 일에 정신없이 매달리게 했는데
아이들에겐 과연 우리가 자랑스러웠는지 이제야 돌아보며 묻는다.
꽃 향기로 화려한 5월은 그래서 우리를 초라하게 한다.
우리가 부모의 그림자 속에 늘 안락했던 그 시절의 그리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