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의 마지막 이야기
2002. 7. 15. 12:56ㆍ벤쿠버의 일상/기러기 이야기
딸래미가 커피를 며칠씩이나 마시냐고 놀려댄다. 내 딴엔 록키의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인데...일주일이 지나고 보니 이름이나 지명이 생각이 나지 않고 가물 거린다(나이 탓으로..ㅡ_ㅡ;)
록키의 지도를 보면서 기억을 더듬어 보자. 우리 일행은 Banff공원 중앙에 있는 Louise Lake를 지나 록키의 최대공원인 Jasper로 향하고 있었다.

BANFF에서 JASPER로 가는 길은 만년설을 지닌 산과 푸른 평원,호수와 강이 이어져 있다.

버스가 지나는 옆으로 엘크 사슴이 우아하게 걸음을 옮기고 바위산 기슭으로는 산양떼들이 겅중거리며 바위 위를 뛰어다닌다.
우리 일행은 마치 꿈을 꾸듯 버스밖의 풍경들을 지켜 보았다.

콜롬비아 빙원은 자스퍼 입구에 있다.
록키 안에서 가장 넓은 빙원 지대로 만 오천년전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325㎢)

빙산에 오르기 위해 Snow coatch Bus를 탔다.이것은 얼음을 깎지 않도록 특수 제작된 바퀴를 달고 있는 버스이다. 이거 한대 값이 5억 이라나 뭐라나. 바퀴 크기가 사람의 키보다 크다.

ATHABASCA빙산 정산에 오르니 눈보라가 치고 있었다.
빙산은 마치 얼음 바다인양 보였다. 파도가 치는 바다가 그대로 얼어붙은 모양으로 코발트 블루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한쪽으론 빙산이 녹아내리는 물이 시냇물처럼 흐르고....
뒷쪽으로 버티고 서있는 안드로메다 산은 눈보라 속에 봉우리를 숨겨 신비함이 다하고,
마치 그 산 너머론 딴 세상을 품고 있는 듯하다.
Bus를 타고 내려오는 길엔 뾰족한 나무들 위에 벌써 눈꽃이 피어 있었다.
며칠 사이 우리는 록키의 사계를 다 본 것이다.
북서쪽으로 버스가 달려 자스퍼로 들어섰다.
전에 우리가 본 빙산에서 녹아내린 물이 강을 이루고(Athabasca river), 폭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콜롬비아 빙원도 온난화 현상의 영향으로 매년 조금씩 줄고 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햇빛이 거짓말처럼 다시 나고 있었고, 록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는 Robson mout.에 다달았다.
이 봉우리는 항상 구름에 가려있어 보기가 힘들다는데, 옅은 구름이 살짝 비켜가며 봉우리가 얼굴을 내밀었다. 우리 일행은 일제이 환성을 질렀다.
록키관광이 끝나는걸 알리며, 무사한 귀가길을 비는듯 했다.
록키의 끝없는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아직도 신의 축복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땅,
천국의 아름다움을 미리 보여주는 곳이라 해야 할까?

록키를 떠올리면 아직도 예쁜 꿈을 꾸는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