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이야기(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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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의 봄 봄
(28) 탄천 벚꽃길 - YouTube 탄천에도 축복처럼 분홍 꽃이 덮였다. 하루의 비와 바람으로 짧은 시간에 아름다움을 거두며 져가지만 또 온다는 약속이 있기에 아쉬운 마음을 걷는다. 이런 아름다운 계절에 길냥이들에게 못나게 화풀이하는 이상한 소식들은 없으면 좋겠다. 바라만봐도 예쁘고 가련한 아이들인데, 조금만 마음을 열고 보면 따뜻함이 전해올텐데... 느낄수 없다는게 안타깝다. 봄의 따뜻함과 평안함이 병든 맘 모두에게 치유함을 주고, 냥이들도 마음껏 행복감을 느끼며 건강했으면 좋겠다.
2022.04.17 -
서툴러서 미안했어
누군가 냥이 집 앞에 초코쿠키를 놓고 갔다. 모르고 그랬겠지만 냥이들이 먹어서는 안될 음식이다. 예쁘고 귀여워서 맛있는걸 줬을텐데, 다행히 냥이들이 먹지않은 상태라 얼른 수거해왔다. 배식대가 여러군데 있어 음식과 물이 충분하다보니 냥이들도 음식쓰레기를 뒤지거나 안먹던 과자나 빵을 건드리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처음 길냥이를 만났을 때 이야기다. 산책 길에서 두어본 봤던 마르고 안스러웠던 모습이 안잊혀져 계속 찾아갔었다. 만나는 날 하루, 못만나는 날 하루... 그때만 해도 배식대니 겨울집이니 다 모르고 만나야만 먹이를 주는지 알았다. 그렇게 한달 정도 지나자 만나는 날이 많아졌고, 길냥이들도 아이들처럼 기다린다는걸 알게되었다. 다행히 캣맘들이 올려놓은 영상이 많아 추워지기전 배식대와 겨울집을 놓아줄 수 ..
2022.03.04 -
인싸냥, 먹튀냥
아직 겨울이 끝나진 않았지만 올해 겨울은 지난해에 비해, 탄천 길냥이들에겐 온화하고 평화롭기만 하다. 겨울 집들도 다 잘 사용하고, 배식대마다 싹싹 비우며 잘먹어주는 걸 보니, 건강하게 안정되어 가는 듯하다. 마중나와 반가움을 표시하는 인싸냥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길냥이답게 먹기만하고 얼굴을 안보여주는 먹튀냥과다. 다른 캣맘이 사진을 보냈는데, 우리가 보지 못했던 아이들이 5~6마리 늘은 것 같다. 중성화 안된 암냥이 두마리 새끼를 키우고 있고, 배식대가 여러개라 늘 먹이가 있으니 주위 아파트에 살던 아이들이 2~3 마리 유입된거 같다. 봄이 되면 다시 포획과 중성화 전쟁을 치루어야 한다. 다행히도 캣맘 중에 특히 지난 2년동안 열심히 중성화 작업을 해준 분이 계셔서 우리 구역은 비교적 냥이간 싸움도 없고..
2022.02.22 -
겨울 새벽 걷기
아침 6시부터 아침 운동 준비로 바쁘다. 냥이들 통조림과 사료, 물을 챙기고 츄르와 간식까지 넣는다. 겨울에는 보온을 위해 핫팩과 전기방석 배터리도 넣어야 하니 개수 맞춰 빠지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요란한 준비와 함께 집을 나서면 아직도 어두운 길을 운전하며 나선다. 매일 같은 시간 기다리는 녀석들이 있어 서두르게 된다. 우리 차 소리를 어찌 아는지 아무리 추운 날도 배식대와 겨울 집이 있는 곳에서 좀 떨어진 주차장까지 마중 나와 기다리고 있다. 따뜻한 집에서 기다리지 왜 나와있어 하면서도 녀석들의 반김이 대견하고 기쁘다. 냥이들 배식대와 겨울 집을 챙기고 나면 비로소 온전한 우리의 운동시간이다. 이렇게 먹이를 기다리는 길냥이들 덕에 꾸준한 걷기 운동한 게 2년 4개월이 되어간다. 덕분에 남편은 허리..
2022.02.05 -
대장 오리
https://youtu.be/jWggIHo8bg4 사계절 탄천을 지키는 수많은 오리 중에 특이하게 눈에 들어오는 커플이 있다. 두 녀석 다 다른 아이들보다 덩치가 크고 무늬가 예쁘다. 숫컷은 진한 갈색인데 멀리서 보면 새까맣게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날개쭉지와 꼬리 쪽으로 오로라와 같이 영롱한 초록빛이 섞여있다. 암컷은 까만색과 하얀색이 섞여있는데 무늬가 흡사 꽃모양과 같아, 멀리서 보면 꽃무늬 프린트의 옷을 입은 듯 보인다. 아무튼 두 녀석은 늘 붙어있고, 딱 봐도 오리 중 대장이라 우리는 '대장'과 '대장부인'으로 불렀다. 작년 여름 계속된 비로 탄천이 넘칠때, 거세진 물살을 피해 비교적 잔잔한 곳으로 오리들을 이끄는 녀석들을 보고, 우리의 짐작대로 오리들 대장이고 리더임을 알았다. 그렇게 멋진 두..
2021.04.05 -
탄천의 숨소리
www.youtube.com/watch?v=RC2SCVzQsOM 어김없이 봄색이 물들기 시작한 산책길을 다니면 평범한 일상이 축복이란걸 느낄수 있다. 그렇게 추운 겨울을 이겨낸 모든 생명들이 기지개를 피며 숨소리를 낸다. 꽃몽오리로, 새싹으로 또 꽃으로. 숨쉴때마다 매일 달라지는 풍경에 감사하다. 운동이라는 제목으로 매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일상이, 우리한테 건강으로 감사로 돌아온다. 그동안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생명의 소리들이 너무도 선명히 눈으로 귀로 들려온다. 탄천에는 우리의 생각보다 많은 생물이 살아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명이라는 것은 조그맣던, 보잘것 없든, 좋고 싫고의 감정으로 구분이 되지않고, 모두 대단하게 보인다. 작년에는 탄천에서 처음으로 백조들이 있는것을 봤는데, 일주일 정도뿐이 머물..
2021.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