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3. 21:52ㆍ길냥이 이야기
이틀 전 추워지는 날씨에 겨울집에 핫팩을 넣어주려 저녁애 나갔다가 까망이 집과 급식대가 산산이 부서진 채로 있는걸 보게 되었다.
1년이 넘도록 한번도 없던 일이라 기가 차고 황망하여 눈물이 차올랐다.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간다는데, 하필 추울때 왜? 누가?
통행에 방해가 되는 곳도 아닌데, 일부러 수풀로 들어가 정말 조각 조각 부수고 던지고 내동뎅이 쳐놓았다.
낮 4시경이라 목격하신 분들이 여러명 있어 전해들었는데, 후드티 모자를 뒤집어쓴 젊은 남자가 긴 우산을 들고 수풀 속으로 들어가더니 다 부수고 던지고, 근처에서 우는 고양이를 우산으로 위협해 쫓아냈다고 한다.
무엇부터 해야할지 생각이 안났다. 남편이 다른 곳에 있는 집들과 급식대가 온전한지 돌아본다고 가고, 나는 정신을 붙들고 캣맘 카톡방에 사진과 상황을 올린 뒤, 놀라고 무서움에 떨었을 고양이들을 찾아다녔다,
고양이를 예뻐해 보러 자주 나온다는 젊은 엄마와 여학생이 걱정을 하며 같이 찾으러 다녔다. 처음 만났지만 그렇게 같이 다녀주고 같은 맘으로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많이 위로가 되었다.
겁을 잔뜩 먹은 까망이가 한참만에야 겨우 울며 나온다. 먹이를 주고 안정시키고 있는데 다른 캣맘들이 달려왔다.
다행히 다른 곳에 있는 급식대와 겨울집들은 온전했고, 더 다행인것은 여분으로 두었던 겨울집이 있어 주위 정리 후 해가 지기 전에 다른 곳에 놓아줄 수 있었다. 눈치 빠른 까망이가 자기 냄새가 밴 담요가 있는 새 집으로 들어가 주었다.
다음 날 일찍 나가보니, 새집이 잘있다. 그래도 마음을 놓을 수 없어 남편이 순찰 중인 경찰에게 이야기했더니 고양이에게 직접 해를 가하는 동영상이 있어야만 수사할수 있다고 한다.
성남시청에도 전화하여 이야기하니, 법적으로 도와줄수는 없지만 시에서 보급하는 겨울집을 놓아주면, 시청자산이니 함부러 훼손하면 처벌을 할수도 있다니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오늘 시청에서 담당하시는 분이 겨울집을 갖고 나왔다.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새로 만든 급식대 위에 붙일 문구를 좀더 위협적(?)으로 만들었다.
캣맘으로 아이들 돌보기가 이렇게 힘들다.
이 상황을 당근 마켓 동네 소식에도 사진과 함께 올리며, 혹 길냥이가 위협당하는 현장을 보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남겨달라 당부 글도 남겼다.
모두가 길냥이 지키기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고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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