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궁 생각

2006. 10. 25. 16:34벤쿠버의 일상

 

 

 


    부부로 오래 살다보면 다 혼자 사는 게 편하다고 큰 소리를 쳐보지만, 역시 짝궁 자리가 비면 허전하고 쓸쓸하고... 그저 오래된 습관일까?.. 특히 캐나다에선 무엇을 하던 부부가 쌍동이처럼 찰싹 붙어 행동하니 내 독립심이 시험받아 괜히 짝궁한테 눈을 흘기게 되기도 했는데, ....남편이 집을 비운지 한달째, 아이구~ 얼마만에 맞는 자유 시간야~ 하던 처음 기분과는 달리 조용한 집에 들어오면 먹는 것도, 운동도 의욕이 없고 무기력해진다. 몇 년간 기러기로도 잘도 생활했는데 온통 떨어져 굴러다니는 잎새들 때문인지 괜히 기분이 가라 앉는다. 흥, 지 혼자 사람들이 버글거리는 서울에서 신났다 말이지? 구형 전화기를 갖고 있어 전화가 잘 안 터지는 것인 줄 알면서도 마음 한 쪽 구석부터 퉁굴 퉁굴 심술이 피어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아픈가? 못 일어났나? 혹???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하리만큼 걱정이 가시질 않는다. 전화기를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는 손을 보며 ...나 혹시 과대 망상증??? 몇 시간의 씨름 끝에 겨우 통화가 되었는데 신나는 짝궁 목소리, "보고 싶어서 전화 했구나? 나 없으면 안되겠지? " ...아구, 됐네요, 고물 전화기나 버리세요..심통 맞게 되받고 끊는다. 퉁퉁거리며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와서야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웬수니 애물단지니 ...또 내가 붙여준 수 없이 많은 별명들이 남편 얼굴과 겹쳐 떠 오른다. 삐돌이...얼큰이....큰 얼래...
       
              
       
       
 
 
 
손가락십계명
 
N 어깨를 치는데 사용하지 않고, 
    두드리며 격려하는데 사용하겠습니다. 
N때려서 상처 내는데 사용하지 않고, 
    싸매고 치료하는데 사용하겠습니다. 
N손으로 내저어 거부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따뜻하게 꼭 잡아주는데 사용하겠습니다. 
N도박 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봉사하는데 사용하겠습니다. 
N받기만 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남에게 도움을 주는데 사용하겠습니다. 
N손가락질 하며 비방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위로하며 기도하는데 사용하겠습니다. 
N요행을 바라며 투기 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데 사용하겠습니다. 
N어지르는데 사용하지 않고, 
    무엇 가를 배우는데 사용하겠습니다. 
N 텔레비전 채널 돌리는데만 사용하지 않고, 
    남을 위해 기도의 손으로 사용하겠습니다. 
N하나님이 주신 손이니 나를 위해 사용하지 않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에 사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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