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딸아이가 전화를 했다. 울면서 소리치는 것이었다. “엄마 우리 8강이야! 이탈리아를 이겼어!!”
요사이 한국전 축구가 있을때마다 벌어지는 풍경이다. 위성방송이 있는 친구네 집으로 아들과 딸이 가버리면 집에 혼자 남아 자꾸만 끊겨버리는 인터넷 생방송과 씨름하다가 채 보지도 못하고 자고만다. 항상 딸아이의 경과보고 전화로 깨어나 뒤늦게 인터넷으로 뉴스검색하고 하루후에 이곳 정규방송에서 해주는 재방송을 본다. 포르투갈전까지는 재방송도 볼만했는데 어제의 이탈리아전은 생방송을 봤어야하는데 놓친 것이 자못 속상해진다.
한인타운에 나갔더니 중국집에서 8강 진출 기념으로 반값에 음식을 판단다. 일을 본후 점심에 아는분들과 같이 맛있는 쟁반짜장을 먹었는데 9명이 배불리 먹고 22불을 내고오려니 왜 그리 미안한지… (참고로 이곳에선 짜장 한그릇에 택스에 팁까지 7불정도) 그곳에 온 사람들 반이상은 빨간색 티를 입고있다. 온통 새벽녁의 117분 동안 계속되었던 축구경기이야기다.
딸아이가 방과후 기운차게 들어섰다. 영어선생님이 이탈리언인데 축구를 좋아해 게임마다 25센트씩 내기를 한단다. 지난주에 한국대 이탈리아전에 많은 아이들이 한국이 이긴다는 쪽에 내기를 걸자 선생님이 화를 내면서 이탈리아가 어떻게 한국에 지겠냐고 했단다.
오늘 영어시간에 아이들이 교실문안에 선생님이 들어오자마자 일제히 “Korea won! Korea won!” 을 외쳤단다. 선생님이 잠깐 우는 시늉을 하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한국팀 정말 잘하드라고 칭찬하며 한국팀이 우승할것 같다고 하더라나.
오후에 정규방송에서 재방송이 있었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다 훑은 후였는데도, 언제쯤 누가 골을 넣을거라는걸 다 알았는데도 너무나 신나게 봤다. 골 집어넣은 설기현, 안정환 선수도 잘했지만 차두리의 마이너스슛, 황선홍, 홍명보, 이영표의 성실하고 든든한 play, 골퍼 이운재의 선망… 모두 자랑스럽다. 이곳 방송에서도 한국팀 놀랍다고 칭찬이 대단하다. 다운타운에서 경기관람후 퍼레이드까지 하고온 아들은 정신없이 자고 있다.
이번 토요일에는 우리 세식구 같이 다운타운 한인센타로 빨강티 차려입고 멀티비전 앞으로 응원가기로 했다. 스페인은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보단 쉽지 않을까? 그 경기에서도 이기면 600불 주고 위성방송 설치할꺼나~~
하… 정말 벤쿠버도 월드컵열기로 펄펄 달궈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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