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떨어져 있어 좋은 점들

2008. 5. 14. 17:32벤쿠버의 일상/기러기 이야기

 
 
 

남편이 한국에 몇 달 가있으면, 그로 인해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공존하는데, 
나는 좋은 것들을 감사하며 즐기고, 
나쁜 것들은 낙천 적으로 흘려버리는 편이다.
 
그 중 가장 좋은 것은 서로 메일 보내면서
그 동안 얼굴 맞대고 못했던 표현들을
해보는 것이다.  
옛날의 연애 시절로 돌아간 듯 새로운 기분이 나고 
우리도 아직은 젊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얼마 전 전화로 다가오는 결혼기념일에 
꽃 배달 시키라고 반 협박을 하였더니, 
드뎌 꽃이 왔다.   
그러나 장미꽃 스물 여섯 송이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역시 남편의 편지다.    
 
가끔 남편은 이런 방법으로 날 놀래킨다.
 글 솜씨가 쓸만하고 
혼자 보기 아까워 옮겨본다
.
 
 

당신이 전해준 사랑의 노래를 들으며..
당신이 전해준 사랑의 마음을 읽으며...
오늘도 나는 한 없이 행복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비록 지금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아마도 나는 지난 이십육년간을 내내

당신의 마술에 단단히 취해 있나 봅니다.
눈과 귀가 다 얼어붙어 버렸으니까요..
이젠 당신이 뭐라고하면 말까지 더듬게 되는거 아시는지...
  
자그마치만 강한 내 마누라...
쫑알쫑알 잔소리도 많지만 틀린 말 않하는 내 마누라...
살면 살수록 더욱 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자... 내 마누라...
그래서 나는 복 터졌다~~~~


 


여보!! 지난번에는 죽산과 백암을 털럭이는 버스에 몸을 얹어 다녀왔고..
오늘도 이천과 여주의 재래시장을 둘러보고 돌아왔다.

 

버스로 한 두어시간 거리다.  

코감기가 조금 들었는지 지쳐서 오래 그곳에 있지는 못했다.
시내뻐스가 그곳 가까이까지 가기도하지만

요금을 조금만 더 내면 환승이 가능해서

저렴한 차비로 이곳 시골의 푸르름과 함께

여유로움을 맑은해와 같이 즐길수 있었다.


지금 이나이에 마누라의 잔소리를 피해 멀찌감치 도망와

이렇게 여유로움을 즐길수 있는것도...
초로의 역마살이낀 이 백수의 복인가보다..라고 생각한것도 지난번이 끝이였나 싶다.
요즘은 자꾸 당신의 그 잔소리가 멎는날 나는 곧 죽음이라는 생각이드는게,

당신 말대로 나도 별반 다르지않는 노인네가 되가는것같다.


그리고 그 잔소리가 때론 그립기도하구....  
이게 바로 당신과 내가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증표가 아닌가 싶다.


여보!! 그간 여러가지로 고생많이했어요..
옆구리 찔러 절받기도 유분수지

그 흔한 꽃다발이 뭐길래 그 긴세월 그리도 무심했는지...


그곳에 있으며 못잊어 들썩거리던 이곳에 대한 향수도 이젠 접을수 있을것 같다.
그 무엇보다도 당신을 사랑하기에 당신 옆에 있어야하고..

그곳에서의 내 삶도 당신과같이 만들어야하니까.


여보!! 내가 지금 옆에 없다고 우울해하지 말아요.
당신을 사랑하는 나는 항상 당신곁에 있으니까... 앞으로도 영원히...


오늘날까지 같이해준 당신...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이 아빠의 엄마에 대한 사랑을 전해주기 바랍니다.



   서울에서 남편이...

 

남편에게 온갖 협박을 하여 배송 받은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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